posted by tudel 2011. 2. 11. 11:03
요즘도 방송에서 자주 쓰이는 클리셰가 '순박한 시골 인심 어쩌구 저쩌구 블라블라'이다. 나 진짜 이거 들을 때 마다 웃는다. '웃기고 있네'

시골 마을, 더구나 외부와 교류가 적은 외딴 곳에 자리잡은 시골 마을일 수록 집단 이기주의가 판치고 강자가 약자를 착취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걸 왜 아직도 모를까. 방송에서 자꾸 저런 식으로 떠들어대니까 그냥 그런갑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냥 어딜가나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고 보면 된다.
다만 시골 마을이 '그렇게 인심좋게' 보이는 것은 자신의 것이 무방비로 타인에게 노출된 상황이라 그렇다. 한마디로 수틀리면 1년간 키웠던거 홀랑 다 털릴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그렇게 친절할 수 밖에 없는거다. 그게 다년간 쌓이고 쌓이다 보니 가식도 오래하면 진심이 된다고 그냥 그렇게 믿고 사는 것. 그런 집단 사회에 약자가 한명 들어와봐라. 얼마나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지. 요즘은 법이 있고, 법이 무서운거 아니까 덜하지만 예전에는 정말 심했다.
간단하게 예를 들어줄까? 연고가 없는 사람이 마을에 이사왔다. 가진 것도 딱히 없고 어떻게 먹고 살아볼까 해서 이사 온 상황. 붙임성이 없다보니 마을 사람과 친분도 그다지 쌓지 못했지만 어떻게든 마을에 합류하려 한다. 그때 다가온 이웃 주민. 만나서 반갑다며 인사하고 미안하지만 농기구 하나 빌릴 수 있냐고 물어본다. 친해질 기회다 싶어 흔쾌히 허락하는데, 며칠이 지나도 돌려주지 않는다. 결국 자기도 필요해서 받으러 가니 내가 언제 빌려갔냐고 딱 잡아떼는 마을 주민. 주변에 하소연 할 곳도 없고 그냥 그렇게 농기구 하나를 빼앗긴다.
이런 일 예전에 참 많았다. 힘 없으면 당하는, 정말 그 마을의 주민으로 제대로 된 대접을 받기전까지는 비일비재하게 당하는 일이다.
신고식이라는게 군대나 기숙사 이딴데만 있는게 아니라 시골 마을에도 있다는거다. 그런데도 아직도 TV에서는 시골인심 어쩌구 떠들어나대고... 

이끼니 김복남 살인사건이니 시실리 2km이니 이런 영화에서 대놓고 얘기하고 있는데 좀 과장되긴 했어도 그게 현실이다. 레알






아, 근데 생각해보니 요즘 시골마을은 저렇게 막장 되기 힘든게 일단 구성원들이 대부분 노인들이라 '힘'이 없어서 그런듯. 암 그렇고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