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tudel 2011. 3. 9. 14:25
* 이글은 학술적 연구랑은 거리가 먼 글이다.
* 그리고 늘 그렇듯이 지독히 편견에 쌓인 글.

자꾸 글이 길어지고 쓸데없는 얘기가 추가되는 것 같아 결론부터 말하고 시작하자면, 노인공경은 농경사회에서 내려온 것이다.

농경사회에서 꼭 필요한 지식은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 어느 시기에 파종을 하고 밭에 옮겨심고 잡초를 제거하고 적당한 때에 수확하고, 다시 거름을 뿌려 땅을 비옥하게 만들면 좋은가에 대한 경험. 이 경험은 아무래도 다년간 그 일에 종사한 노인을 따라가기 힘들다. 지금이야 갖가지 농사 정보를 습득할 곳이 있다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날짜 맞추는 것 하나만도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마을 대소사, 특히 생존과 직결된 농사에 대한 결정을 이른바 지혜롭다는 마을 노인들과 상의할 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
물리적인 면에서 노인은 젊은이를 따라갈 수 없다. 그리고 더 늙으면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살아가기도 힘들다. 하지만 그 옛날 당시에도 지식이 곧 힘이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농촌 마을처럼 폐쇄된 사회에서는 노인은 그 사회에서 당연히 높은 위치를 차지할 것이고, 거기에 더해 지식을 갖추었으니 공경하지 말라고 해도 눈 밖에 날 일은 하지 않을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노인공경은, 유교적 영향이라기 보다는 농경사회에서 체득되어 유교에 흡수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옛날 농경사회랑은 다르게 사회에서 요구하는 지식은 끊임없이 바뀐다. 분야에 따라서 십여년에 걸쳐 쌓은 지식을 바탕으로 더 나은 무언가를 만들어내긴 하지만 이 역시 대부분은 다른 매체(인간의 몸과 머리가 아닌)에 기록되어 전승되는 시대다. 한마디로 일반적인 경우라면 노인이 체득하고 있는 지식이 대부분 필요없고, 공경하지 않는다고 하여 내가 불이익을 받을 이유가 없다. 아, 한가지 있긴 하다.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소위 말하는 '버르장머리'없는 녀석으로 찍힐 위험 정도.
이러한 시대에서 노인이 공경을 받으려면 노인 역시 자신보다 어린 사람들을 공경해야 한다. 자신이 대접받기 위해서는 그 역시 다른 이들을 대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노인들이 그걸 모른다. 그냥 막연히 자기가 나이 먹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무 곳에서나 반말을 하며, 차례를 어기고, 정해진 규칙을 무시한다. 그것을 지적하는 사람을 없애야할 방해물로 여기고 욕을 하고 주먹을 휘두르고 침을 뱉는다. 꼴불견이다.

사람은 자신의 주제를 알아야 한다. 노인 역시 주제를 알아야 한다. 나이가 벼슬 아니다. 공경받으려면 그에 맞는 품격을 갖추고 행동해라. 아직까지는 나이만으로도 존대 받는 시기이니 스스로 그걸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