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tudel 2011. 4. 13. 09:11
고민해 보았다.

@joynzuui 제가 존경하는 한복디자이너 담연 선생님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늘 단아한 한복 차림으로 우리옷의 아름다움을 전파하시는 담연 선생님이 신라호텔 파크뷰에서 한복입장을 거절당했답니다 지배인에게 물으니 한복이 위험한 옷이라서 추리닝과 함께 입장 불가하답니다

@dogsul (속보) 신라호텔 파크뷰에 연락해 보았습니다. 한복 입장 가능해 졌다고 합니다. 오늘 저녁 부터서요. 점심 때까지는 금지였는데 총지배인 지시에 의해 가능하게 바꿨다고 합니다. 트위터가 또 한 번 세상을 바꾸었습니다.

앞의 글을 리트윗 했었다. 듣는 순간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그런데 바로 뒤이어 본 글이 한복 입장 가능하게 바뀌었다고 하여, 혹시라도 앞의 글만 보고 욕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바로 뒷글도 리트윗 하였다. 그런데 리트윗하고 나고 보니 '트위터가 또 한 번 세상을 바꾸었습니다' 이글이 무척이나 거슬리는 것이다. 왜? 자기 전 할 짓도 없어 잠시 고민하다 아침 출근길에 또 고민해보았다. 그러다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트위터로 인해 바뀌었다는 말은 어쩐지 조폭이 힘자랑 한 것 같이 느껴진다. 신라호텔 측에도 고객 클레임을 받아들이는 창구는 있다. 그 창구 가운데 하나로 트위터가 이용되고, 그것을 정당한 이유라고 판단하여 바꾸게 된 것이라면 이것은 옳다. 그리고 그런 것이라면 '트위터가 바꾸었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 하지만 트위터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그로 인해 신라호텔 측 이미지가 훼손될까 두려워 그냥 그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자고 생각하여 규정을 바꾸었다면, 이것은 옳지 않다. 그리고 아마 '트위터가 바꾸었다'는 표현을 쓰는게 맞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드니 내가 왜 '트위터가 바꾸었다'는 말이 거슬렸는지 알 것 같다. 나 역시 그 힘자랑에 한 팔 거든 것이 되어버렸다. 조폭의 일원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