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tudel 2011. 3. 25. 13:41
'나는가수다' 사태를 보며 시청자들이 반성해야 한다는 글들이 나오고 있다. "노래가 좋아서 본거지 서바이벌 때문에 본게 아니다"고 이야기 하는데, 마치 그 이전에는 가수들이 나와서 노래 부르는 프로그램이 없는 것처럼 말하는게 좀 의아하다.
다른 이들은 어떨지 몰라도 적어도 내가 원한건 '가수가 나와서 노래를 부른다 + a'이다. 서바이벌이라는 컨셉이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집중해서 보았을까? 그들이 자신의 노래가 아닌 옛 명곡을 그렇게 열심히 연습해서 부르는 모습을 연출해낼 수 있었을까? 아니다. '나는 가수다'라는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중압감, 대한민국의 대표 가수라고 불리우는 이들에게 '노래로' 긴장감을 부여하고 듣고 보는 시청자들에게도 그 부담을 전가시켜 신경 하나하나를 노래에 쏟게 만든, 그런 프로그램이였던 것이다.

그걸 일순간에 날려버렸다.

조작을 의심케 하고, 노래가 아닌 외적인 요소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다시 처음 시작할 때의 그 긴장감을 찾을 수 있을까 싶게 만들었다. 그래서 난 안타깝다.



posted by tudel 2011. 3. 9. 14:25
* 이글은 학술적 연구랑은 거리가 먼 글이다.
* 그리고 늘 그렇듯이 지독히 편견에 쌓인 글.

자꾸 글이 길어지고 쓸데없는 얘기가 추가되는 것 같아 결론부터 말하고 시작하자면, 노인공경은 농경사회에서 내려온 것이다.

농경사회에서 꼭 필요한 지식은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 어느 시기에 파종을 하고 밭에 옮겨심고 잡초를 제거하고 적당한 때에 수확하고, 다시 거름을 뿌려 땅을 비옥하게 만들면 좋은가에 대한 경험. 이 경험은 아무래도 다년간 그 일에 종사한 노인을 따라가기 힘들다. 지금이야 갖가지 농사 정보를 습득할 곳이 있다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날짜 맞추는 것 하나만도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마을 대소사, 특히 생존과 직결된 농사에 대한 결정을 이른바 지혜롭다는 마을 노인들과 상의할 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
물리적인 면에서 노인은 젊은이를 따라갈 수 없다. 그리고 더 늙으면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살아가기도 힘들다. 하지만 그 옛날 당시에도 지식이 곧 힘이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농촌 마을처럼 폐쇄된 사회에서는 노인은 그 사회에서 당연히 높은 위치를 차지할 것이고, 거기에 더해 지식을 갖추었으니 공경하지 말라고 해도 눈 밖에 날 일은 하지 않을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노인공경은, 유교적 영향이라기 보다는 농경사회에서 체득되어 유교에 흡수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옛날 농경사회랑은 다르게 사회에서 요구하는 지식은 끊임없이 바뀐다. 분야에 따라서 십여년에 걸쳐 쌓은 지식을 바탕으로 더 나은 무언가를 만들어내긴 하지만 이 역시 대부분은 다른 매체(인간의 몸과 머리가 아닌)에 기록되어 전승되는 시대다. 한마디로 일반적인 경우라면 노인이 체득하고 있는 지식이 대부분 필요없고, 공경하지 않는다고 하여 내가 불이익을 받을 이유가 없다. 아, 한가지 있긴 하다.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소위 말하는 '버르장머리'없는 녀석으로 찍힐 위험 정도.
이러한 시대에서 노인이 공경을 받으려면 노인 역시 자신보다 어린 사람들을 공경해야 한다. 자신이 대접받기 위해서는 그 역시 다른 이들을 대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노인들이 그걸 모른다. 그냥 막연히 자기가 나이 먹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무 곳에서나 반말을 하며, 차례를 어기고, 정해진 규칙을 무시한다. 그것을 지적하는 사람을 없애야할 방해물로 여기고 욕을 하고 주먹을 휘두르고 침을 뱉는다. 꼴불견이다.

사람은 자신의 주제를 알아야 한다. 노인 역시 주제를 알아야 한다. 나이가 벼슬 아니다. 공경받으려면 그에 맞는 품격을 갖추고 행동해라. 아직까지는 나이만으로도 존대 받는 시기이니 스스로 그걸 지켜야 한다.
posted by tudel 2011. 3. 7. 09:54
* 이 글은 편견에 가득찬 글이다.


며칠 전이었다. TV를 틀어보니 고시촌 사람들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하고 있었다.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사람들, 그들이 준비하는 시험, 학원의 모습, 이제 막 고시원에 들어와 시험 준비를 시작한 사람들 등등. 몇 번이나 우려먹었는지 모르는 그들의 모습을 역시나 그전과 동일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던 것.
보면서 가장 불편하면서도 불쾌했던 것은 그들이 고시를 선택한 이유가 직업을 얻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남들에게 꿀리지 않고, 안정적인' 직업, 그리고 완벽하게 제시된 이정표가 있어 그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목표를 이룰 수 있는 매우 간단한 길, 그것이 바로 그들이 고시를 준비하는 이유였다.
사실 이건 고시생만 그런 것은 아니다. 수 많은 대학생에게 어떤 직업을 원하는가를 물어보면 그 직업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관심은 적고, 어떤 사회에서 어떤 대우를 받고, 돈은 얼마를 벌며, 어느 정도의 강도의 일인가를 따져본다.
'좋은 선생님이 돼서 아이들을 잘 가르칠 거에요', '아픈 사람들 고쳐주는 의사가 될거에요.'. '로봇을 만드는 과학자요.'는 더 이상 없다. 그냥 '선생님', '의사', '대기업 사원'만 남았다. 그 직업을 정말로 원해서 그 일을 하는 사람은 적어진 것이다(경쟁에 밀려서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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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난 게임회사 사람들이 좋다(짧게 쓰려던 글이 길어져서 바로 결론으로...). 물론 게임 회사 다니는 사람들 모두가 그 직업을 정말 원해서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직업, 다른 회사보다 정말 자기가 그 일을 원해서, 그 직업이 좋아서 선택한 사람들이 많다. 그들과 이야기하면서 조금만 게임에 대한 화두를 던져보자 그럼 얼마나 그들이 게임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 난 그들이 좋다.
posted by tudel 2011. 2. 22. 09:31
월급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월급은 갔습니다.
CMA 통장을 깨치고 카드사를 향하여 난 명세서를 따라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적금은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려 갔습니다.
설레이던 첫 월급의 추억은 나의 뱃살의 둘레를 늘여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택배의 방문에 설레고, 꽃다운 박스의 포장지에 눈멀었습니다.
지름도 사람의 일이라 찜할 때에 미리 한도초과를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연체는 뜻밖의 일이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연체를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할부를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뽐뿌의 힘을 옮겨서 새카드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결제일에 연체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연체될 때에 다음 급여일을 믿습니다.
아아, 월급은 갔지마는 나는 월급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할부를 못 이기는 연체이자의 고지서는 월급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posted by tudel 2011. 2. 15. 00:45
트위터 트랜드 글을 살피다 보니, 한가지 눈에 띄는 글이 있더군요. 바로 이글.


그러니까 한마디로 있지도 않은 수출을 핑계로 소를 살처분했다는 이야기. 그리고 그것은 바로 미국 소고기를 수입하기 위한 음모라고 둘러 표현합니다.



아주 단순하고도 단순한 생각이기 그지 없지요.

일단 소 문제부터 짚고 넘어가보죠.

이번 구제역 사태로 매몰된 소는 설 전기준으로 대략 15만 마리 가량 됩니다. 엄청나게 많은 것 같죠? 그럼 사육 두수는 얼마나 될까요?

한우가 290만마리 정도, 젖소가 40만마리 정도 합계 330만 마리 정도의 규모입니다. 그럼 매몰된 소는 5%도 안된다는 이야기. 전체 사육 두수의 5%도 안되는 소가 살처분되었다고 소고기를 왕창 수입할 수 있는 핑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말이 안되죠. 오히려 구제역 사태로 인해 소비 심리가 위축되어 더 안팔리고 그로 인해서 소고기 값은 떨어져야 정상입니다. 실제로 소고기 값을 살펴보면 구제역 사태 전과 비교해서 그다지 많이 오르지 않았습니다.


지난번에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정리해본 소고기 가격 변동 그래프입니다. 서울 공판장 거세우 1+ B 등급 기준입니다. 보시다시피 구제역 사태 발생 시기가 소고기 값이 많이 내려간 상태여서 그 뒤 가격이 상승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전과 비교하면 딱히 많이 오른 게 아닙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살처분 핑계를 대고 미국산 소고기를 사올 명분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유지하려고 하는 이유가 단순히 수출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하시는데 그 반대입니다. 물론 대외적 이유는 수출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구제역 청정국이 아닌 곳으로부터의 수입은 허가할 수 없다는 일종의 보호 수단이라는 겁니다. 

저 이웃나라 중국을 보면 소도 엄청 키우고 돼지도 엄청 키우는데 왜 그곳에서 수입 안되는지 생각 안해보셨나요? 거리상으로 엄청 가깝고 농수산물도 엄청 수입해 들어오는데 돼지고기나 소고기는 왜 수입이 안되는지 생각 안해보신건가요? 중국은 청정국 지위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정당하게 막을 수 있는 겁니다. 계속 막기위해 청정국 지위를 다시 획득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이놈의 정부가 초기대응을 멍청하게 했고, 살처분 과정에서 삽질 무지하게 한 것도 사실입니다만 이상한 음모론을 펼치면서까지 까려고 들지 마십시오. 그러다 역공 당하면 정당한 비판도 안먹히게 됩니다.

posted by tudel 2011. 2. 11. 11:03
요즘도 방송에서 자주 쓰이는 클리셰가 '순박한 시골 인심 어쩌구 저쩌구 블라블라'이다. 나 진짜 이거 들을 때 마다 웃는다. '웃기고 있네'

시골 마을, 더구나 외부와 교류가 적은 외딴 곳에 자리잡은 시골 마을일 수록 집단 이기주의가 판치고 강자가 약자를 착취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걸 왜 아직도 모를까. 방송에서 자꾸 저런 식으로 떠들어대니까 그냥 그런갑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냥 어딜가나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고 보면 된다.
다만 시골 마을이 '그렇게 인심좋게' 보이는 것은 자신의 것이 무방비로 타인에게 노출된 상황이라 그렇다. 한마디로 수틀리면 1년간 키웠던거 홀랑 다 털릴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그렇게 친절할 수 밖에 없는거다. 그게 다년간 쌓이고 쌓이다 보니 가식도 오래하면 진심이 된다고 그냥 그렇게 믿고 사는 것. 그런 집단 사회에 약자가 한명 들어와봐라. 얼마나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지. 요즘은 법이 있고, 법이 무서운거 아니까 덜하지만 예전에는 정말 심했다.
간단하게 예를 들어줄까? 연고가 없는 사람이 마을에 이사왔다. 가진 것도 딱히 없고 어떻게 먹고 살아볼까 해서 이사 온 상황. 붙임성이 없다보니 마을 사람과 친분도 그다지 쌓지 못했지만 어떻게든 마을에 합류하려 한다. 그때 다가온 이웃 주민. 만나서 반갑다며 인사하고 미안하지만 농기구 하나 빌릴 수 있냐고 물어본다. 친해질 기회다 싶어 흔쾌히 허락하는데, 며칠이 지나도 돌려주지 않는다. 결국 자기도 필요해서 받으러 가니 내가 언제 빌려갔냐고 딱 잡아떼는 마을 주민. 주변에 하소연 할 곳도 없고 그냥 그렇게 농기구 하나를 빼앗긴다.
이런 일 예전에 참 많았다. 힘 없으면 당하는, 정말 그 마을의 주민으로 제대로 된 대접을 받기전까지는 비일비재하게 당하는 일이다.
신고식이라는게 군대나 기숙사 이딴데만 있는게 아니라 시골 마을에도 있다는거다. 그런데도 아직도 TV에서는 시골인심 어쩌구 떠들어나대고... 

이끼니 김복남 살인사건이니 시실리 2km이니 이런 영화에서 대놓고 얘기하고 있는데 좀 과장되긴 했어도 그게 현실이다. 레알






아, 근데 생각해보니 요즘 시골마을은 저렇게 막장 되기 힘든게 일단 구성원들이 대부분 노인들이라 '힘'이 없어서 그런듯. 암 그렇고 말고.

posted by tudel 2011. 2. 10. 12:12

본인은 아이폰3Gs를 쓴다.
이 글은 아이폰용 북큐브 앱에 관한 이야기이다.

전자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컨텐츠이다 보니 내 취향에 가장 맞는, 내가 보고 싶은 것들이 많은 북큐브를 애용하고 있다. 주로 보는 것은 연재작으로 편당 100원을 지불하는 방식. 과거 일정분량 무료 연재 후 책으로 나오던 방식에서 벗어나 검증된(중요하다) 작가들이 실시간으로 연재하는 글들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작품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한권 분량을 받으면 가격은 4000원 선으로 이북 치고는 좀 비싼편이 아닌가 싶지만 참을 수 없어 결국 받아보는 편.

여담은 이만하고 본격적으로 투덜거려 보자.

1. 가장 크게 빡치는 것.
다운로드 받을 때 쓸데없는 조작 UI

아래 스크린샷을 보자.


연재글 받는 과정을 캡쳐한 것이다.
일단 다운로드를 누르면 받을건지 말건지 확인창이 나온다. 확인을 누르면 다운로드가 진행되고 다 받아지면 다시 확인을 누르게 된다.

한마디로 한편 다운로드 받을때마다 3번씩 눌러줘야 한다(젠장!).
10편 받으려면 30번이나 눌러줘야 해!
내가 왜 그짓을 해야하는거냐!

더구나 다운로드 도중에는 아무것도 못한다. 손가락 빨면서 언제 다 되나 하면서 계속 눌러주고 있어야 하는거다. 그냥 여러개 한꺼번에 받아놓게 해놓고 그 사이에 미리 받은 것들 읽게 하는게 그렇게 어렵나?

지들이 만든거 한 한번이라도 맘먹고 써봤으면 이따위로 안해놓을거다.


2. 책 목록 좀 간단하게 해놓자.

전자책 서점 항목 -> 문학 -> 장르문학 -> 무협으로 들어와서 보이는 항목이다. 무협은 아시다시피 한질에 적게는 몇권에서 많게는 몇십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저기 저 북큐브 서점에서는 멍청하게 이렇듯 줄줄이 늘여놓고 있다. "뭐 살 것 좀 있나 볼까"해서 들어가보면 한번 훑어보기 위해서 열라게 스크롤질, 열라게 다음 목록 보기를 눌러줘야 어떤 책들이 있는지 겉핥기로나마 볼 수 있다.
더구나 이거 뭔 놈의 표지를 일일이 다 로딩하는지 쓸데없이 내 데이터 패킷만 잡아먹으면서 3G로 접속된 상태에서는 느리기도 더럽게 느려서 결국 앞장 한두개만 보다만다. 이건 장르 소설에 국한된 문제일 수 있지만 다른 책이라고 해도 한 화면에 달랑 4개 나오는건 그리 좋은 생각은 아닌듯 하다. 한질로 이루어진 것을 하나로 묶고 하는 작업이 귀찮다면 제목/저자/가격 정도만 텍스트 한줄로 처리해서 한 페이지에 8~10개 가량을 보여줘도 훨~~~~~~~~~~~~씬 보기 편할 것 같다. 그게 그렇게 어렵나?


3. 어떻게 찾아보란 거냐?
앞서의 문제와 이어지는 것 같긴 하지만...

내가 가진 책 목록이다. 정확히는 연재글 받아놓은 것들인데, 한 페이지에 표시되는 글이 너무 작은 것 같기에 목록 보기 방식을 바꿔봤다. 그랬더니 제목 밖에 안보인다.

찾아보려고 했던 게 뭔지 알 수 없어. 뭐냐 대체 이 UI는? 그리고 이걸 보니 걱정스러운게 지금까지 받아놓은 연재글이 겨우 150편 밖에 되지 않아서 손가락으로 열심히 굴려주면 보고 싶은 부분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긴한데 더 많아지면 어찌 감당해야 할지 감당이 안된다. 아오!!!



북큐브야 북큐브야 컨텐츠 채우는게 1순위라는 건 알겠는데, 기본도 좀 충실히 하자. 제발 쫌!